퀵백’에 열광하는 1318세대… 디지털 기기 없으면 불안하고 소외감 느껴

‘단1초의 기다림도 지겹다!’

요즘 중·고등학생인 1318세대(13∼18세)의 특징이다. 대홍기획은 5월 8일 1318세대의 가치관과 소비행동을 조사 분석한 트렌드 보고서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반응이 1초의 기다림도 없이 즉각적으로 오길 바라고 언제 어디서든 반응의 추이를 보고 싶어하는’ 1318세대의 트렌드를 특징화했다. 대홍기획은 이런 특성을 퀵백(Quick Back)이라고 이름붙였다. 퀵백은 ‘퀵(빠른)’과 ‘피드백(반응)’의 합성어다.

기다림을 지루해 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1318세대의 행동 양식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게시물을 올리고 일정시간이 지난 후에야 반응이 나타나는 블로그나 미니 홈피보다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나는 메신저를 더 좋아한다. ‘퀵백’을 위해 1318세대가 선호하는 것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한 친구가 아닌 여러 친구에게 동시에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몇 초후 수 십개의 답장메시지가 날아온다. 휴대전화의 대기 벨소리를 기다리는 것조차 지루해 한다. 대홍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최숙희 부장은 “1318세대는 스피드가 있는 세대”라면서 “문자메시지, 펌글, 댓글 등을 통해 재빨리 피드백을 만든다”고 말했다.

가장 무서운 벌은 ‘휴대전화 뺏기’

대홍기획측은 2005년 10월부터 2006년 3월까지 6개월 동안 서울에 거주하는 13∼29세의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개별 면접조사했다. 이 조사에서 ‘퀵백’의 특성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강북에 사는 A군(중2)은 “통화하는 것보다 문자를 보내는 게 더 빠르다”면서 “동시에 여러 사람한테 빨리 보낼 수 있다”고 답했다. A군은 게임하면서 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편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자 내용에는 심각한 것은 없고 그냥 간단한 감탄사도 많이 보내는 편이라는 것이 A군의 답변이다.

B군(고1)은 “문자메시지는 아무 때나 보낼 수 있어서 좋다”며 “메신저도 빠르긴 한데 컴퓨터 앞에 앉아야 하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언제 어느때나 보낼 수 있는 문자메시지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B군의 경우 TV를 보면서 바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TV에서 연예인 누가 뭐하더라’라는 식의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 강남에 살고 있는 C양(중3)은 “길을 가다가 이쁜 거, 특이한 거, 신기한 거 보면 친한 친구들한테 찍어서 보내준다”면서 “재밌잖아요”라고 답변했다.

‘나는 직접 말하기보다 문자·메신저를 많이 사용한다’고 응답한 1318세대는 63.5%에 이른다. 하지만 대학생 세대인 1924세대는 38.7%에 그쳤다. 1318세대에게는 휴대전화가 중요하다. 특히 휴대전화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73%의 1318세대 학생이 SMS문자 기능을 손꼽았다. MP3와, 사진 또는 동영상 촬영은 각각 6%에 불과했다. 휴대전화의 본래 기능인 통화기능은 1.9%에 그쳤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는 답변이 1318세대에서는 62%에 이르렀다. 휴대전화가 이들에게 분신 같은 존재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 70.5%가 ‘불안하다’고 응답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즉각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는 디지털 기기가 없으면 불안하다는 것이다. D군(중3)은 “학원을 다니면서 시간이 없으니깐, 짬짬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편하다”면서 “휴대전화가 없으면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불안한 이유로 D군은 친구들의 대화에서 자신만이 모르는 화제가 나올 경우 바보가 된 느낌을 받는다고 고백했다.

이들의 손에서 휴대전화를 뺏는 것은 인격비하 발언 다음으로 가장 무서운 벌로 여겨진다. 1318세대는 가장 무서운 벌로 ‘인격비하 발언’을 43.1%로 손꼽았고, 다음으로 휴대전화 뺏기(15.5%), 컴퓨터 접근 금지(11.5%), 용돈줄이기(11.5%), 회초리로 때리기(10.1%), 게임금지 (6.2%)라고 답했다. 휴대전화 뺏기와 컴퓨터 접근 금지, 게임 금지 등 디지털 기기와의 단절을 무서운 벌이라고 응답한 학생이 무려 33.2%에 이른다. 인격 비하 발언, 회초리에 버금가는 벌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하루 평균 5.3명에게 98.3건 보내

1318세대는 쉴 새 없이 재잘거리며 행동하는 즉각성을 보인다. 이것이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 기능과 컴퓨터의 메신저 기능과 결합해 ‘퀵백’의 특성을 나타낸다. 디지털 기기가 기다림이 없는 기술과 문화, 리플과 펌문화를 선도하는 것이다. 대홍기획은 “1318세대의 이러한 즉각성이 편리성·이동성을 강조하는 유비쿼터스 기술과 결합하면 ‘스피드’에 대한 욕구가 더욱 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조사에 의하면 ‘기다리거나 심심한 것은 참지 못한다’는 응답자가 1318세대에서는 69.0%, 1924세대에서는 65.4%로 1318세대가 더 높았다. 잠시도 기다리지 못하는 1318세대의 특징인 ‘퀵백’은 ‘하루 중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수다를 떨거나 문자를 보내지 않고 혼자 조용히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는 질문에서도 나타났다. 다른 사람과 전화·문자메시지·메신저 등의 커뮤케이션을 하지 않는 시간을 묻는 질문에 27.9%가 ‘3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했고 26.5%가 3∼5시간 미만, 30.4%가 5∼10시간 이상이라고 답했다. F군(중3)은 “하루 종일 문자 안 보내고 수다 안 떨고 메시지 안 보내는 시간은 2시간도 되지 않는 것 같다”며 “계속 이야기하고 게임하고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낸다”고 답했다.

1318세대는 하루 평균 5.3명과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고, 평균 98.3건의 문자를 보낸다. 메신저에 등록된 친구는 평균 80.2명이고 이중 실제로 대화하는 친구는 16.4명이다. 동시에 여러 명의 친구와 커뮤니케이션을 갖는 것이다. 이 숫자는 1924세대의 하루 평균 문자메시지 상대(4.7명), 하루 평균 문자 건수 (65.8건), 메신저를 통해 실제로 대화하는 친구 수(11.3명) 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강북에 사는 G군(중2)은 “한번 문자를 보내면 보통 20∼30명의 친구들에게 동시에 보낸다”며 “그중 6∼7명은 답변이 오고, 계속 문자를 주고 받으며 평균 30회는 보내야 끝난다”고 답변했다. 강남에 사는 H양(중3)은 “학교 친구들 중에 누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옆 학교에서 무슨 싸움이나 이슈가 있었는지 다 안다”며 “소문나는 데에는 아마 5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퀵백 특징에 대해 전 사이버문화연구소장인 민경배 교수(경희사이버대)는 “빨리빨리 문화는 한국인의 공통된 특성이지만 기성세대가 성과에 집착한 ‘빨리빨리’라면 10대들의 성향은 반응을 빨리한다는 의미에 가깝다”면서 “꼭지점 댄스의 경우처럼 10대들은 새롭고 신선한 것을 바로바로 흡수하고 전파하는 능력도 빠르다”고 말했다.

반응이 느린 것은 ‘불친절한’ 행위

한양대 정보사회학과 윤영민 교수는 “눈에 보이는 것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상대방도 피드백을 나타내야 이들 사이에 암묵적으로 정해진 사회규범에 맞추는 것이 된다”며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전파하는 이들 세대에서 이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같이 어울릴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응을 기다리게 만드는 것이 1318세대에게는 ‘불친절한 행동’이 된다는 것이 윤 교수의 설명이다.

윤 교수는 “기성세대의 ‘고립된 개인’은 1318세대의 ‘네트워크화된 개인’을 이해할 수 없겠지만 동일한 환경에 놓인 1318세대에게 네트워크를 끊으라고 요구한다면 이들이 견디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들 세대가 어차피 동일한 네트워크 환경 속에 있는 만큼 누가 잘 적응하면서 효율성을 갖고 새로운 아이덴터티를 구축하는가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분석했다.


1318세대는 WANT세대

대홍기획에서는 1318세대를 WANT(Wide Active New Teenager)세대로 명명했다. 1993년 이후 출생자로 현재 13∼18세의 중·고등학생이 여기에 해당한다. WANT세대란 명칭은 이들 1318세대가 다수 대 다수의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고(Wide),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거침없이 넘나들며 자유롭게, 열정적으로 행동하며(Active), 새로움과 다양함을 열망하는 새로운 십대(New Teenager)라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중의적인 의미로 1318세대의 꿈을 상징하고 있다. 이들 세대가 즐거움이라는 코드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움과 다양함을 원하고 갈망하기 때문이다.


WANT세대는 8가지 특성으로 나타난다. 1 대 다수, 다수 대 다수를 대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뉴럴 커뮤니케이션(Neural Communication), 비주얼과 텍스트를 뛰어넘는 신언어 세대를 뜻하는 네오 텍스트(Neo-Text), 마치 벌들이 꽃에서 나오는 단물을 물어와 입으로 전하고 토해내며 벌꿀을 만드는 것처럼 자신의 생각을 또래 집단과 커뮤니티를 통해 표출하고 싶어하는 버징 컴(Buzzing Comm’), 기다림을 지루해 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퀵백(Quick Back), 경쟁을 승리의 수단이 아니라 서로 이기는 게임으로 보는 배틀 빙(Battle Being), 사회적·도덕적 규범에 대한 불의를 참지 못하고 온라인을 통해 익명으로 정의감으로 표출하는 사이버 저스티스(Cyber Justice), 이성적·논리적 재미가 아니라 감성적이며 단순한 재미 그 자체를 즐기는 펀토피아(Funtopia),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정보를 모으고 비상을 준비하는 프티 어덜트(Petit Adult) 등이 WANT세대를 특성화한다.

대홍기획 측은 “기존 연구에서 10대들의 특성이 1 대 소수를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경쟁을 이기는 수단으로 생각한다고 보고돼 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10대들이 1 대 다수, 다수 대 다수를 대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경쟁을 윈윈 게임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존 연구와 다른 특성을 부각시켰다. 하지만 이런 특성 분석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경희사이버대 민경배 교수는 “세대 특성을 명확하게 하는 점에서 명칭을 부여하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광고기획사에서 X세대·N세대·P세대·W세대·R세대 등의 조어를 만들어내고 이를 구분하는 것에 대해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06. 5. 19

경향신문, <윤호우 기자 ho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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