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사랑

                   

                     박노해

 

성(聖)은 피(血 )와 능(能 )이다.

어린 시절 방학때마다

서울서 고학하던 형님이 허약해져 내려오면

어머님은 애지중지 길러온 암탉을 잡으셨다

성호를 그은 뒤 손수 모가지를 비틀고

칼로 피를 묻혀 가며 맛난 닭죽을 끓이셨다

나는 칼질하는 어머니 치맛자락을 붙잡고

떨면서 침을 꼴각이면서 그 살생을 지켜 보았다

서울 달동네 단칸방 시절에

우리는 김치를 담가 먹을 여유가 없었다

막일 다녀오신 어머님은 지친 그 몸으로

시장에 나가 잠깐 야채를 다듬어주고

시래깃감을 얻어와 김치를 담고 국을 끓였다

나는 이 세상에서 그 퍼런 배추 겉잎으로 만든 것보다

더 맛있는 김치와 국을 맛본 적이 없었다

나는 어머님의 삶에서 눈물을 배웠다

사랑은

자기 손으로 피를 묻혀 보살펴야 한다는 걸

사랑은

가진 것이 없어도 무능해서는 안 된다는 걸

사랑은

자신의 피와 능과 눈물만큼 거룩한 거라는 걸

 

 

 

떼제노래와 함께 하는 기도모임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일시 : 5월 25일 (수) 

시간 : 7시45분부터 (성가연습)

장소 : 교육원